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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부 섬유산업 정책 배워라

기사승인 2019.10.14  10: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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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으뜸이라는 유유창천(悠悠蒼天)·천고마비(天高馬肥) 계절에 대한민국이 두 쪽으로 갈라졌다.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내 편·내 편으로 갈려 각혈하며 대치하고 있다. 안보가 불안하고 경제가 어려워도 광장의 함성은 사실상 심리적 내란 상태다. 국정운영의 근원이자 동력인 대통령 지지율이 처음으로 30%대로 추락했다.

가까운 과거의 생생한 기억을 되살려보면 3년 전 가을에도 혼돈의 파행을 겼었다. 거의 모든 언론이 “박근혜 정부에서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는 게 없다”며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경제는 난국이고 정치는 파행이고 사회는 혼란이고 대외관계는 불안하다.”고 촌철살인을 서슴지 않았다. 또 “외교는 굽신이고 경제는 불신이고 남북관계는 등신이다.”고 무자비하게 비판했다. (중앙일보 배명복 칼럼)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도 이같은 논조를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조국 사태를 놓고 불통과 오만의 정치를 한다고 매섭게  공격하고 있다.

日 경제 산업성 섬유백서 한국은 없다.

야당과 언론의 주장이 전부 옳은 것은 아니지만 편협한 인사와 경직된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새겨들어야 한다. 심리적 내란 상태가 더 길어지면 국정이 헛바퀴 돌 수밖에 없고 그것은 문 대통령의 불행이 아닌 국민의 불행임을 직시해야 한다.

본질 문제로 돌아가 우리 섬유산업이 시난고난 골골하면서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격한 상황에 처한지 오래다. 이미 가격 경쟁력을 잃어 적색경보가 켜진지 20년 가까이 된 상황에서 최저 임금 인상이 몰고 온 삼각파도에 조난됐거나 조난 직전에 몰리고 있다. 최저임금 타령은 레코드판이 되어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휴일 근무·연장근무가 다반사인 중소기업들에게는 저승사자나 다름없다. 지난 대선 때 여야 후보 가리지 않고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공약해 집권 후 실현 과정에 있는 문재인 정부만을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최저임금 29%가 오른 것은 단순한 기본권 기준일 뿐 연장수당, 휴일근무, 야간근무에 4대 보험·퇴직금 등에 부가금액은 사실상 100% 가깝다. 중국의 5배, 베트남의 8배 이상의 고임금을 주고 버티어 낼 재간이 없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섬유를 비롯한 제조업 현장에는 떡쌈 담그는 곡소리가 연일 그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돈 있는 사람은 공장 가동을 포기하고 떠나고 있다. 대구의 대형 니트직물 생산기업인 텍스밀이 지난 6월부터 공장 문을 닫은 것을 비롯 대구경북섬산련 회장을 역임한 이동수 씨의 신흥 역시 공장을 폐쇄한 것이 하나의 예증이다.

재력이 있어 투자 여력이 있으면 해외로 나가고 아니면 공장을 팔거나 문 닫는 풍토가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대다수 돈 없고 힘없는 기업만 국내에 남아 있는 모양세다. 돌리면 돌릴수록 눈덩이 적자를 감당할 수 없지만 포기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몸체 큰 면방, 화섬에서부터 직물 편직, 염색가공, 사가공, 연사를 포함해 전 스트림이 떡쌈 담그거나 담글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물론 장강의 뒷물이 앞물을 밀어내는 대원칙을 거역할 수도 비껴갈 수도 없다. 고임금과 인력난, 전기료마저 비싼 한국에서 제조업을 영위하는 것은 네모난 삼각형을 그리라는 말과 다름이 없다. 더구나 분초를 다투는 글로벌 시대의 변곡점에서 중국과 똑같은 제품으로 경쟁하는 천수답 경영으로 살아남기를 바라는 것은 요술을 하자는 것과 다름없다. 냉엄한 각자도생 시대에 기업의 운명은 자신이 책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쉽다 못해 분통이 터진 것은 어려운 우리 섬유 업계가 어디로 가야 한다는 대전제마저 외면한 정부 주무 부처의 무능과 무관심이다. 하루가 다르게 휘몰아치는 글로벌 시장 흐름에서 대처할 수 있는 방안과 지원책을 강구해야 함에도 오불관언(吾不關焉)이다. 줄초상 돌림병이 창궐하고 있어도 본체도 들은 체도 안 한다. 국제섬유신문이 현상을 실시간으로 알리고 어디로 가야 한다는 방향을 수없이 제시해도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섬유패션 업계의 많은 기업인과 원로 전문가들이 국제섬유신문을 열독하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기업경영 전략에 반영하는데도 주무 부처는 대책 회의 한번 제대로 안 하고 있다. 아무리 책만 달달 외운 백면서생(白面書生)들이라 해도 심한 난청·난독 증세를 드러내고 있다.

이웃 일본을 보자. 한국에 대한 비열한 경제보복으로 여론이 들끓고 있던 지난 7월 일본경제 산업성은 ‘일본의 섬유패션산업중장기육성방안’을 내놓았다. 총 300페이지에 달한 광범위한 분량으로 세계적인 섬유패션산업 동향과 전망을 정밀조사 분석했다. 여기에 일본의 섬유패션산업이 어디로 가야 한다는 나침판을 제시했다. 일본 정부가 섬유산업의 가치와 중요성을 거듭 인식하고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섬유업계의 한 원로 전문경영인이자 섬유 기술사 출신 권위 있는 섬유공학도 한 분이 일본 지인을 통해 일본 경제산업성의 섬유 정책방안이 담긴 이 백서를 구해 탐독했다.

일본 정부의 의욕적인 섬유산업육성정책을 혼자서 보고 덮기에 너무 아쉬워 일본어로 된 이 책자를 친분관계인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탐독할 것을 권유하며 전달했다. 이 책을 전달받는 총리실이 어느 정도 탐독하고 산업부로 넘겼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아직 산업부가 입수하지 못했다면 하루빨리 입수해 벤치마킹하길 바란다.

섬유 정책 실종 · 빙하기 재촉한다

전체 산업에서 섬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작은 일본이 주무 부처인 경제산업성에서 이같이 열정을 갖고 전 세계 흐름을 면밀히 분석하며 일본의 나갈 길을 제시한 것을 보고 부러움을 떨칠 수 없다. 우리는 아직도 크건 작건 섬유 제조업체가 4만 8,000개에 달하고 제조업체 비중이 전체의 11%에 달한다. 현장 근로자 30만 명에 유통을 포함하면 100만 명이 훨씬 넘는 고용인원이 있는 우리 섬유패션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산업부의 정책 실종에 대해 허탈한 탄식을 떨칠 수 없다.

우리 섬유패션 업계가 글로벌 경기 부진과 경쟁력 상실로 맷돌에 깔려 찢기고 신음하고 있지만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 베트남과 똑같은 물건으로 경쟁할 수 없으나 소재의 차별화와 순발력, 디자인, 단납기 공급체제만 제대로 강구하면 틈새시장은 열려있다. 업계의 사즉생(死卽生) 각오와 투자의 선결 조치에 이어 주무 당국의 종합적이고 입체적이며 다원적인 정책이 뒷받침되면 현재의 빙하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 그치지 않는 비는 없다. 한시바삐 정부가 장밋빛 청사진이 아닌 제대로 된 섬유패션산업 육성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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