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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자

기사승인 2020.03.20  20: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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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은 물로 끄지만 물은 불로 못 막는다. 불에 타다 남은 흔적은 있지만 물이 휩쓸고 간곳은 흔적이 없다. 그래서 물이 불보다 무섭다. 근래에 물과 불보다 더 무서운 것이 역병(疫病)이란 사실을 새삼 일깨웠다.

신종 코로나바이어스 감염증(코로나19)이 5대양 6대주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가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다. 미국 언론에서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감염될 수 있다는 끔찍한 전망을 내놓았다.

무엇보다 세계 경제가 폭삭 내려앉고 있다. 방역 능력이 세계 최고라는 한국은 식당과 상점을 강제로 문 닫을 정도는 아니었다. 유럽에서 시작된 외출 금지와 상점의 셧다운은 상황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 자라, H&M, 망고 등 글로벌 SPA 브랜드가 가장 먼저 매장 문을 닫았다.

금융 지원과 함께 전기료 내려야

유럽에서 시작된 상점의 셧다운은 그대로 미국으로 전이됐다. 메이시스, 블루밍데일, 노드스트롬 등 유명 백화점이 지난 17일부터 이달 말까지 모든 영업점을 폐쇄했다. 월마트, 타겟, 갭을 비롯한 초대형 유통 업체들도 지난주부터 단축 영업에 들어갔다. 이달 말까지 단축 영업을 하고 4월부터 영업매장 전체를 폐쇄할 움직임이다. LA 지역도 벌써 외출 금지령이 내려졌다.

글로벌 SPA 브랜드나 대형 유통업체 영업점 폐쇄는 한국의 섬유패션 산업의 줄파산과 직결된다. 이미 미국 바이어들은 올 F/W 시즌용 오더를 팬딩시키거나 아예 캔슬하기 시작했다. 해외 공장에서 한창 작업 중인 제품의 생산 중지를 요청해왔다. 심지어 생산 완료된 제품의 선적 중단까지 제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라, 망고, H&M에 원단을 공급해온 대구 직물 업체들은 완제품 선적 직전에 보류 요청이란 날벼락이 떨어져 원단 포장 상태로 창고에 쌓고 있다. 입출국이 중단된 판국에 신규 오더 상담은 꿈도 못 꾼다. 기업마다 생사기로에 서 있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가 마찬가지다.

우리 섬유패션 산업도 당장 4월부터 직격탄을 맞게 됐다. 3월까지는 억지로라도 선적을 하지만 다음 달부터 공장 가동할 오더가 바닥났다. 대구와 경기 화섬, 면방, 직물, 염색, 사가공 불문하고 4월 매출이 반 토막 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실제 대구 산지도 일감 부족으로 이른바 퐁당퐁당 격일제 가동 준비에 들어갔다. 해외 대규모 소싱 공장들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나마 국내는 고용노동부가 고용유지를 위해 75%의 임금을 보전해 준 덕이다. 한국은 4월부터 코로나19 역병이 소강상태로 접어들겠지만 시장인 미국과 유럽은 감염속도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중언부언하지만 상점이 폐쇄된다는 것은 소비가 절벽이란 것과 직결된다. 셧다운 매장에는 모든 상품이 먼지만 쌓이게 돼 있다. 공급망이 부활된다해도 수요가 붕괴된 상황에서 시장은 기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한국과 중국처럼 확진자 수가 2~3개월 내에 소강상태에 접어들지 않고 미국과 유럽이 5~6개월 지속되면 돌이킬 수 없는 대재앙일 수밖에 없다. 소비 시장이 기능을 못 하면 공급망은 소멸, 궤멸 차원을 넘어 공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백약이 무효다. 너나없이 웬만한 기업들은 떡쌀 담그는 줄초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미 아무도 원하거나 예상치 않았지만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앞장서 자영업자, 소상공인, 취약 계층에 현금 또는 상품권을 집중 투하할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중국 모두 현금성 헬리콥터 투하를 경쟁적으로 전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때마침 문재인 대통령이 비상경제 회의에서 50조 원의 비상금융 조치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줄초상 위기에 몰린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해 사상 최대 금융 조치를 시행한 것은 시의적절한 정책 방향이다. 신규 지원뿐 아니라 기대출금 금리 동결과 상황 유예는 숨넘어가기 직전의 기업에 산소를 수혈한것이나 다름없다.

언제나 그랬듯이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 못 가진 자가 가장 큰 피해를 본다. 자금력이 약한 기업 중에서도 금융부채가 많은 기업이 가장 먼저 도산될 수밖에 없다. 금융권이 그동안 햇볕 날 때 빌려준 우산을 비 올 때 회수해가는 그런 무자비한 고리대금업자 근성을 벗어나야 한다. 만에 하나 이 난국에 대출금을 회수한다는 것은 기업을 불구덩이 속으로 밀어 넣는 격이다.

또 하나 제조업의 경쟁력을 지원하기 위해 차제에 산업용 전기료를 내려야 한다. 돌아가는 통박을 보면 한전의 눈덩이 적자를 메꾸기 위해 총선이 끝나면 필연적으로 전기료를 올릴 것으로 보여진다. 가뜩이나 미국은 물론 베트남 등지에 비해 훨씬 높은 산업용 전기료를 내리지 않고 올릴 경우 제조업 경쟁력은 더욱 추락할 수밖에 없다. 이참에 탈원전 정책을 과감히 탈피해 건설 중에 중단된 원전만이라도 공사를 재개해야 한다. 원전이 아니고는 전력료를 내릴 수 없고 산더미 한전 적자를 메꿀 재간이 없다.

지금은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비상경제 시국이다. 경제 위기가 닥치면 가장 먼저 희생되는 것이 중소 또는 영세기업이다. 제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살아난다. 중소제조업에 대출금을 연장하고 금리를 동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산업용 전기료를 내려주는 것은 목 타는 가뭄에 단비가 될 수 있다.

그런 한편 정부가 모든 걸 해결해 줄 수는 없다. 기업 스스로 살기 위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사즉생 각오가 필요하다. 지금의 이 미증유의 비상경제 시국은 전 세계에 동시다발로 불거진 재앙이다. 우리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극복하는 지혜와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자동화 기술 투자해야

섬유 기업인들이 이런 때일수록 세계 경제의 정상화에 대비해 투자와 기술 개발에 올인해야 한다.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지만 언젠가 날은 밝아온다. 일본 경영계의 신인 마쓰시타 고노스케는 항상 강조했다. “호황은 좋다. 불황은 더욱 좋다”고. 호황 때는 현상에 안주해 기술개발에 소홀하지만 불황 때 투자하고 기술 개발해야 호황 때 과실을 거둔다는 명언이다.

바로 우리섬유 업계도 어렵다고 자포자기하지 말고 이 기회에 자동화 설비 개체와 신기술 개발로 차별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기왕 중국과 베트남 등지와는 규모 경쟁과 가격 경쟁에서 계란으로 바위 치기이지만 노다지 틈새시장을 겨냥해야 한다. 고임금과 인력난, 비싼 전기료,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아닌 노동하기 좋은 나라에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자동화 설비 투자를 과감히 내지르고 기술 개발과 마케팅력을 강화해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 그치지 않는 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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