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플 차지 외산은 주고 국내 업체엔 안 주는 수십년 패악 개선
벤더· 패션브랜드 원단값 후려치기용 클레임 비일비재 근절
중국 업체와 커넥션, 돈 되는 오더는 중국에 발주, 국산 배제

국내 대형 의류 수출 벤더들이 거래 원단 밀에 대한 갑질횡포가 도를 넘어 피해자들의 비분강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바로 잡기 위한 거래 질서 확립 운동이 섬유 수출 단체 주관으로 본격 추진된다.

이는 국내 대형 의류 밴더나 패션브랜드 일각에서 국내 원단 밀이나 직물 원단 업체 등에 의뢰한 샘플 차지를 주지 않고 공짜로 떼어먹는 악습이 수십 년 이어진 데다 중국 등 외국 원단업체들과의 커넥션으로 인해 국산 원단을 외면하고 돈 되는 오더는 해외에 발주해 국내 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폐단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여론
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적인 수출 단체인 한국섬유수출입협회(이사장 방주득)는 일본이나 이태리 심지어 중국에까지 정상 지불 하면서 유독 국내 업체에게 당연히 지불해야 할 샘플 차지를 주지 않고 떼먹는 관습이 수십년 이어지고 있으나 이를 시정하거나 개선할 의지를 보이지 않은 의류 수출 벤더나 패션 브랜드의 갑질을 바로잡아 건전한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운동을 본격 전개하기로 했다.

실제 원단 밀들은 의류 벤더나 패션 브랜드가 수시로 의뢰하는 샘플을 제작해 공급하고 있으나 해외 원단 밀이나 직물 원단 업체에 100% 지불하는 차지를 국내 업체에게는 지불하지 않는 이상한 풍토가 수십 년 관행화됐다는 것이다.

원단 업체들이 샘플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각고의 연구 개발을 통해 원사를 구매하고 제 · 편직 · 염색 · 후가공 공정을 거치기까지 적지 않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가운데 건수도 거래 회사마다 많게는 월 수십 건에 달하지만 샘플 제작에 따른 차지를 줄 생각조차 안 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견해다.

원단 기업들이 각고의 노력과 비용을 감수하며 샘플을 제작 납품하는 것은 본 오더로 연결될 것을 기대한 것이지만 수십 건 중 오더로 채택된 것은 가뭄에 콩나기 이어서 샘플 제작에 막대한 비용을 울며 겨자 먹기로 자체 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샘플 차지 비용이 연간 억대 규모인 원단 업체들이 많은 것은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 국내 업체에서 개발한 샘플 차지는 주지 않고 그대로 중국 업체에 넘겨 싸게 공급 받는 비열한 행위까지 적지 않다는 것이 원단 업체들의 하소연이다.

특히 본지에 자주 보도되는 벤더나 패션 브랜드들의 가격 후려치기용 품질 클레임과 납기 지연에 따른 라인 블랭크 차지 등 갑질과 횡포에 크고 작은 원단 밀들이 비분강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 품질이 나쁘고 가격이 비싸고 납기가 안 맞는다는 이유를 내세워 국산 소재를 외면한 채 중국 업체에 양질의 오더를 발주하는 이유가 일부 업체와 중국 업체간 커넥션 때문이라는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어 벤더나 패션브랜드의 구매 담당 파트의 병든 도덕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이 같은 각종 병리 현상의 갑질과 횡포를 견디지못한 일부 원단 업체는 벤더나 패션브랜드와 거래해서는 “회사 존립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업종을 바이오쪽으로 바꾸어 승승장구하는 경우까지 나타났다.

또 대형 벤더와 거래하면서 샘플 차지는커녕 원단을 공급한 후 납기 지연 등을 이유로 수십억 원 클레임을 당해 고스란히 변상한 원단 밀은 아예 국내 해당 벤더와는 향후 거래 자체  포기 선언하는 극한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중견 원단 밀과 중소 직물 수출 업체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한국섬유수출협회가 더 이상 벤더나 패션브랜드의 갑질 횡포를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이를 바로잡아 건전한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 방안을 본격 준비하고 있다.

섬수협은 벤더나 패션브랜드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당연히 지불해야 할 샘플 차지를 주지 않는 횡포와 무리한 가격 후려치기용 클레임 제기, 심지어 외국 원단 업체와의 커넥션을 통해 국산 원단을 같은가격, 품질, 납기 조건에도 외면하는 행태 등을 정밀 파악해 1차 벤더와 패션 브랜드에 시정을 요구하는 권한을 발송하는 방안 등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원단 업계에서는 횡포와 독선의 갑질을 자행한 업체의 사례를 모아 언론에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수십년 관행의 온갖 불공적 행패를 바로잡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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